삶에서 안정감을 유지하려면 든든한 받침대가 필요합니다. 축구에서는 그 받침대가 바로 수비입니다. 오늘은 축구에서 중요한 수비 전술과 수비수들 간의 밸런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축구에서 흔히 사용하는 포메이션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4-3-2-1 혹은 4-2-2-2와 같은 전술이 있는데, 여기서 첫 번째 숫자는 수비수의 수를 나타냅니다. 대표적으로는 3백(three back)과 4백(four back) 전술이 있는데, 이 숫자들이 수비진의 기본 틀을 설명해 줍니다. 수비진은 수비의 핵심이며, 경기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비진을 만드는 이유는 '오프사이드'를 활용해 보다 효과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수비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오프사이드는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들보다 더 앞서서 공을 받으면 반칙으로 선언되는 규칙입니다. 수비수들은 이 규칙을 활용해 공격수의 전진을 막기 위해 일정한 가로 라인을 형성합니다. 이 라인은 수비수들 간의 의사소통과 훈련을 통해 형성되며, 수비수들은 경기가 진행될 때 언제나 같은 선상에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수비수들은 훈련을 통해
인간은 자신이 기억되길 원합니다. 기억의 매개는 보통 이름이죠. 어느 한 분야에서 드러나는 특정한 기술을 보며, 특정 사용자의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면, 그만큼 영예로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에서도 '시그니처'라는 개념이 자주 언급됩니다. 시그니처는 그 선수를 상징하는 기술이나 스타일을 의미하며, 많은 팬들이 선수들의 개성과 실력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선수의 시그니처는 단순히 한 가지 기술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 선수의 모든 플레이에서 묻어나는 독특한 특징일 수 있습니다. 특정 기술을 보면서 그 기술을 사용하는 선수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 그 선수는 이미 축구 역사에 깊이 새겨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숙달을 넘어서, 그 자체로서 그 선수의 상징이 되는 영예로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축구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은 ‘마르세유 턴’으로 유명합니다. 마르세유 턴은 지단의 유연한 플레이 스타일을 상징하며, 그의 경기를 본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멕시코의 콰우테모크 블랑코는 축구 팬들에게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왔습니다. 한 해의 뒷자락을 맞이하며 우리는 성숙의 계절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우리는 축구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쌓아왔습니다. 선수들도, 팬들도 1월부터 시작된 경기와 훈련의 시간들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수들 중에서도 경력이 많은, 이른바 ‘베테랑’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축구계에서 흔히 33세에서 36세 이상의 선수들을 ‘베테랑’이라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30대 후반에 은퇴하는 축구 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하면, 현역 선수로서의 나이로는 할아버지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처음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에 섰을 때, 수많은 동료와 함께 뛰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그라운드를 떠났고, 남은 몇몇만이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베테랑이라는 이름에는 단순히 나이를 의미하는 것 외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오랜 시간을 축구에 바친 그들의 ‘헌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축적된 ‘경험’이 그들의 관록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10월의 첫날, 더위는 물러가고 있지만 K리그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시즌의 끝이 가까워지면서 각 클럽들의 승강을 둘러싼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상위권 클럽들은 우승 혹은 아시아 무대로 나갈 기회를 잡기 위해 스퍼트에 들어갔고, 하위권 클럽들은 강등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K리그는 두 개의 주요 리그, K1과 K2로 나뉩니다. 현재 K1리그에는 12개 클럽이, K2리그에는 13개 클럽이 속해있습니다. 그 외에 하위 리그인 K3와 K4가 있지만, 승강제는 K1과 K2 간의 경기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즌이 끝나면 K1리그의 최하위 클럽은 K2리그로 강등되고, K2리그 우승 클럽은 K1리그로 승격됩니다. 그리고 K1리그 하위권 두 팀과 K2리그 2위와 3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한 두 팀만이 K1리그에 잔류하거나 새로이 입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K1리그 하위권 클럽들 간의 경쟁은 '멸망전'이라고 불릴 만큼 치열합니다. 승점 1점 차이로 강등될 수도, 생존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 경기들은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니라 생존을 건 싸움이나 다름없습니다. 여기서 승리하는 클럽은 살아남지만, 패배하는
판은 중요합니다. 모든 게임에는 그에 걸맞은 ‘판’이 존재합니다. 장기판, 체스판, 바둑판처럼 각기 다른 규칙과 전략이 작동하는 공간이 필요하듯, 스포츠에도 그 나름의 ‘판’이 있습니다. 모든 스포츠는 '판'이 제대로 깔려 있을 때, 최상의 퍼포먼스가 펼쳐집니다. 축구의 경우, 그라운드가 바로 그 '판'입니다. 오늘은 그라운드, 그중에서도 ‘잔디’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최근 K리그와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이후, 그라운드의 잔디 상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수와 팬들 사이에서 관리되지 않은 잔디의 위험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죠. 축구는 그 자체로도 격렬한 스포츠인데, 잔디가 고르지 않다면 선수들은 경기 중 발목이 꺾이거나 넘어지는 부상 위험에 노출됩니다. 특히 경기의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며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으면 패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축구에서 패스는 공격 전개를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그러나 울퉁불퉁한 잔디에서는 공이 예상한 방향으로 정확히 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수들이 이를 의식하게 되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모두들 집에 가고 계시나요. 아직 도착하지 못하셨더라도 이미 마음은 고향에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영어로 ‘집’은 home(홈)과 house(하우스) 두 가지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가정’이라는 의미에 가깝고, 후자는 ‘건축’의 의미에 가깝습니다. 국내에서의 경기를 단순히 건축물(house)에서의 경기가 아닌 ‘Hom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오늘은 한가위 특집으로 홈 어드벤티지에 대해 얘기해 봅니다. 홈경기의 이점은 ‘익숙함’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홈이라는 공간은 선수들에게 친숙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예선전이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월드컵에서도 홈경기의 중요성은 크죠. 홈경기에서의 이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서적 이점입니다. 홈에서는 선수 본인과 비슷한 모습과 언어를 사용하고, 선수와 동일한 유니폼을 입은 다수의 팬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강렬한 응원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두 번째는 환경적 이점입니다. 경기장의 잔디 상태, 시설, 기후 조건 등 여러
지난 9월 6일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과의 월드컵 3차 예선 경기에서 86분 54초, 강력한 손흥민 선수의 슛이 골대를 강타했습니다. 허무한 표정의 선수 얼굴과 탄식으로 가득 찬 관중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높이 2.44mm, 폭 7.32m, 지름 12cm, 원형의 크로스 바. 목표의 경계선. 오늘은 흔히 '골대'라고 부르는 골포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손흥민 선수의 아까웠던 슛처럼, 축구에서 가장 극적이고 다이나믹한 순간은 공이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가거나 골라인 안으로 들어가는 때일지도 모릅니다. 크로스 바를 맞고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 오히려 공격하는 선수들에게 도전 의식을 더욱 불러일으켜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도 합니다. 희망과 절망, 성공과 실패의 갈림으로 바뀌는 찰나. 이 순간 선수와 팬들의 감정을 요동치게 만듭니다. 공격수들의 입장에서 보면, 골이 들어갈 높은 확률의 지점은 골키퍼와 가장 거리가 먼 골포스트 지점입니다. 일명 '야신 존'이라 부르는 골에어리어 상단 구석이 그곳입니다. 훈련이 끝날 즈음 선수들이 주로 하는 놀이 중 하나가 골포스트 맞추기입니다. 재미 요소를 넘어서 축구 선수들의 골에 대한 본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세계 축구의 축제인 월드컵을 앞두고, 각 국가 대표팀들은 치열한 예선을 치르고 있습니다. 피파 랭킹 상으로는 차이가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축구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스포츠입니다. 어느 한 국가든 쉽게 승리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승리를 위해 모든 팀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모두 각자의 나라에서 대표로 뽑혀온, 어깨가 무거운 이들의 충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나라를 대표하는 이들, 국가 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힘든, 유럽, 중동 북미 등에서 활약하는 일명 ‘해외파’라 불리는 선수들로 조명을 돌려봅니다.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실력만으로 보면 국내에서는 이미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국가대표로 선출되어 대한민국의 자랑으로서 그라운드를 누빕니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그 뒤에 숨겨진 노고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대륙과 대륙을 오가는 긴 비행시간, 여기에 따른 시차 적응 문제는 그들을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이 과정에서 신체적인 피로가
선수들에게 있어 최고의 자산은 무엇일까요. 뛰어난 기술이나 탁월한 전술적 이해력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입니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육체적, 정신적 집중을 요구하며, 그만큼 선수들이 부상을 입었을 때 이는 곧바로 성적과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은 '부상'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건강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상은 선수에게 있어 항상 붙어있는 검은 그림자처럼 애증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부상이 자주 생기는 부위는 선수의 욕망이 집중된 곳이기도 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된 곳, 가장 약한 곳, 그래서 이겨내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전(前) 울산 HD 호랑이의 설영우 선수처럼 습관적인 어깨 탈구 부상을 겪는 경우도 있지만, 축구는 주로 하체를 사용하는 스포츠이기에 발목, 무릎, 종아리, 햄스트링 부위에서 부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박지성 전북 현대 모터즈 테크니컬 디렉터가 33세라는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은퇴한 이유 중 하나도 무릎 부상이 큰 원인입니다. 경기장에서의 왕성한 움직임과